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죽은 시인의 사회 침묵을 넘은 용기 자유, 선택, 목소리

by warmypick 2025. 4. 17.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의 포스터 사진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의 포스터

'죽은 시인의 사회'는 단순히 교실 안 교육의 문제를 다룬 영화가 아닙니다. 저는 이 영화를 통해, 누군가의 말 한마디가 한 사람의 삶에 얼마나 깊은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진지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키팅 선생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억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살아가던 학생들이 처음으로 자기 생각을 가지게 되고,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는 과정을 따라가게 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생각할 수 있는 자유',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는 용기', 그리고 '자기 목소리를 내는 일'이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를 중심으로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교실 안에서 벌어진 조용한 변화들이 어떻게 한 사람의 태도를 바꾸는지, 그 과정을 통해 우리가 어떤 질문을 던질 수 있는지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1. 자유를 가르친 키팅 선생의 수업

 웰튼 아카데미는 오랜 전통을 가진 보수적인 학교입니다. 이곳의 수업은 대부분 암기 중심이며, 학생들은 정해진 규칙과 기준 안에서 움직입니다. 질문은 거의 없고, 실수를 두려워하며 눈치를 보게 되는 분위기 속에서 아이들은 스스로의 생각을 키우기보다는 주어진 길을 따르도록 교육받고 있었습니다. 그런 교실에 키팅 선생이 들어오면서, 아이들의 시야가 조금씩 바뀌기 시작합니다. 첫 수업에서 그는 교과서를 찢으라고 말합니다. 시를 점수로 나누는 분석표는 의미가 없으며, 진짜 시는 삶과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학생들은 처음엔 낯설어하지만,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합니다. 키팅은 말로만 가르치지 않습니다. 직접 책상 위에 올라가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라고 말합니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본 교실, 익숙했던 풍경이 낯설게 느껴지는 순간을 통해 그는 자유롭게 생각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틀 안에 머물지 말고, 다른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라고 말하는 키팅의 수업은 그 자체로 도전이자 변화의 시작이었습니다. 키팅은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을 개별적인 존재로 존중합니다. 그는 누군가를 틀에 맞추려 하지 않고, 각자의 감정과 생각을 있는 그대로 인정합니다. 질문이 틀려도 다그치지 않고,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걸 가장 중요하게 여깁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진짜 자유란 단지 규칙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자기 생각을 말할 수 있는 공간과 분위기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키팅의 수업은 단지 새로운 방식이어서 흥미로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 수업을 통해 학생들은 처음으로 '내가 뭘 좋아하는지',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를 고민하게 됩니다. 이 변화는 자유롭게 말할 수 있고, 생각할 수 있게 된 순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이 수업이 학생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힘, 바로 자기 삶을 주도할 수 있는 자유를 심어주었다고 생각합니다.

2. 닐의 선택이 보여준 진짜 용기

 닐은 학교에서 성적이 우수하고, 교사와 친구들에게도 모범생으로 통하는 학생입니다. 겉보기에는 밝고 자신감 있는 성격처럼 보이지만, 그는 늘 아버지의 기대에 맞추기 위해 감정을 숨기고 살아갑니다. 닐의 아버지는 아들의 인생을 철저히 계획하고 있으며, 닐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영역은 거의 없습니다. 그런 닐에게 키팅 선생의 수업은 처음으로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게 하는 계기가 됩니다. 연극 수업을 듣고, 직접 무대에 서게 되면서 닐은 자신이 무엇을 진심으로 좋아하는지를 깨닫습니다. 닐은 연기를 하며 비로소 자신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드러냅니다. 무대에 서 있을 때만큼은 누군가의 기대를 의식하지 않고, 스스로가 주체가 되는 느낌을 받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자유가 집에서는 허용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닐은 공연에 나가고 싶다는 마음을 아버지에게 직접 말하지 못하고, 몰래 연습에 참여합니다. 공연 당일, 무대를 마친 뒤 닐은 관객의 박수를 받으며 행복해하지만, 곧 아버지에게 들켜 강제로 집으로 끌려갑니다. 그 자리에서 아버지는 ''넌 이제부터 군사학교로 간다''라고 말하며 닐의 의사는 묻지도 않습니다. 그날 밤, 닐은 아무 말 없이 정장을 차려입고, 집 안을 조용히 돌아다니다가 슬픈 선택을 합니다. 저는 이 장면을 보며 닐이 갑자기 충동적으로 행동한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쌓여온 억압과 감정의 결과였다고 느꼈습니다. 그는 단지 연극을 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도 선택권이 있다는 걸 인정받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 권리를 끝내 되찾지 못했고, 그게 닐에게는 가장 힘든 일이었습니다. 닐의 선택은 무모하거나 단순히 슬프게만 볼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그는 처음으로 자기 인생을 결정해보려 했고, 그걸 지키려 했습니다. 저는 그 과정에서 닐이 보여준 행동이 두려움에 대한 도피가 아니라, 단단한 벽 앞에서 끝까지 자기 생각을 놓지 않으려 했던 결과라고 느꼈습니다. 닐의 행동은 결과보다 그 안에 담긴 마음을 이해해야 할 장면이었습니다. 자기 삶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권리,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3. 목소리를 낸다는 건 자기 자신을 지키는 일

 영화 후반, 키팅 선생은 닐의 선택을 둘러싼 책임을 지고 학교를 떠나게 됩니다. 학교 측은 문제의 원인을 키팅에게 돌리고, 학생들에게도 키팅의 수업 방식을 부정하는 서약서를 쓰게 합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가족과 학교의 압박에 굴복해 서명하고, 키팅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감춥니다. 하지만 그들 역시 마음속으로는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키팅이 했던 말과 수업, 그 속에서 자신이 얼마나 변했는지를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키팅은 짐을 챙겨 교실을 떠나기 위해 다시 그 공간에 들어옵니다. 수업을 맡고 있던 다른 교사가 키팅을 조용히 무시하고 수업을 이어가지만, 그 분위기 속에서 학생들은 눈치만 볼 뿐 아무 말도 하지 못합니다. 그때 가장 조용하고 수줍음 많던 토드가 먼저 책상 위에 올라섭니다. ''오 캡틴, 마이 캡틴.'' 토드는 망설였지만 끝내 자신의 감정을 행동으로 표현했습니다. 그 말은 단순한 인사도, 수업에 대한 감사도 아니었습니다. 키팅이 자신에게 어떤 사람으로 남았는지를 직접 보여준 말이었습니다. 토드는 처음부터 발표를 두려워하고, 친구들 앞에서 글을 읽는 것도 힘들어하던 학생이었습니다. 하지만 키팅의 수업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꺼내는 법을 조금씩 배우기 시작했고, 마지막엔 누구보다 먼저 자신의 뜻을 드러냈습니다. 저는 그 장면을 보면서 '목소리'란 말로만 하는 게 아니라, 침묵 속에서도 행동으로 표현되는 것이라는 걸 느꼈습니다. 책상 위에 올라간다는 행위는 단순한 저항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더는 숨기지 않겠다는 선택이었습니다. 그 뒤를 이어 다른 학생들도 책상 위로 올라섭니다. 그들은 여전히 제도 안에 있고, 큰소리를 내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 행동은 분명하게 자기 생각을 드러낸 움직임이었습니다. 저는 이 장면이 교사에 대한 예의나 감정 표현을 넘어서, 학생들이 자신을 지키기 위해 목소리를 내는 장면이라고 느꼈습니다. 영화는 그 누구도 연설을 하지 않고도, 진심이 어떻게 전해지는지를 아주 구체적인 행동으로 보여주었습니다. 목소리를 낸다는 건 결국, 스스로를 지우지 않는 일이라는 것을 저는 이 장면을 통해 확실히 느꼈습니다.

느낀 점

'죽은 시인의 사회'를 보고 난 뒤, 가장 오래 남았던 감정은 '생각할 수 있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에 대한 질문이었습니다. 키팅 선생은 학생들에게 정답을 주는 대신, 스스로 묻고 선택하는 힘을 키워줬고, 그 과정이 누군가에게는 삶 전체를 바꾸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는 이 영화를 통해 말의 무게, 그리고 자기 목소리를 내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느꼈습니다. 나를 설명할 수 있는 언어가 없다는 것이 얼마나 답답한 일인지, 그리고 그 말을 꺼낼 수 있는 환경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도 말입니다. 이 영화는 단순히 교사와 학생의 관계를 넘어서, 우리가 왜 자신만의 생각을 가져야 하는지를 깊이 있게 다루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영화를 단순한 성장 영화가 아니라, 삶의 방향을 묻는 작품으로 추천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