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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쇼맨 있는 그대로의 힘 도전, 차별, 기회

by warmypick 2025. 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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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위대한 쇼맨'의 포스터 사진
영화 '위대한 쇼맨'의 포스터

 2017년 개봉한 영화 '위대한 쇼맨(The Greatest Showman)'은 화려한 뮤지컬과 아름다운 음악으로 유명하지만, 그 안에는 훨씬 더 현실적이고 인간적인 이야기들이 담겨 있습니다. 단순히 서커스를 만든 사람의 성공담이 아니라, 한 남자가 결핍에서 출발해 세상의 시선과 싸우고, 다름을 무대로 올려 기회를 만든 이야기입니다. 이 글에서는 바넘의 초기 도전, 쇼에 참여한 인물들이 겪은 차별, 그리고 그들이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간 과정을 통해, '위대한 쇼맨'이 단순한 뮤지컬 영화가 아닌 공존과 연대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작품이라는 점을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1. 도전, 바넘이 세상에 내디딘 첫걸음

 영화 속 바넘의 첫 도전은 거창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가난했고, 사람들에게 무시당하거나 보잘것없는 존재로 여겨졌습니다. 재단사였던 아버지와 함께 부잣집에 옷을 배달하러 다니며, 그 집 딸인 찰리티와 친해졌지만, 어른들의 눈에는 그저 신분 차이가 너무 큰 아이 일뿐이었습니다. 바넘은 그런 시선을 아주 어릴 때부터 겪으며 자랐고, 그 기억은 단순한 상처로 끝나지 않고, 그는 언젠가 꼭 인정받고 싶다는 마음을 품게 됩니다. 성인이 되어 결혼한 뒤에도 바넘은 안정된 삶을 꾸리기 어렵습니다. 직장을 잃고, 가난은 계속됐고, 아이들 앞에서조차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집니다. 이때 바넘은 더는 기존의 방식으로는 달라질 수 없다고 판단하고, 박물관을 차리게 됩니다. 하지만 아무도 그 전시물에 관심을 가지지 않자, 그가 떠올린 건, 세상 사람들이 외면하거나 이상하게 생각했던 사람들을 무대에 세우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바넘의 시선이 특별하게 느껴졌던 이유는, 그가 단순히 특이한 사람들을 보여주려는 의도만으로 시작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는 자기 자신도 사회에서 외면받고 무시당하며 자란 사람이었기 때문에, 다른 이들의 다름을 상업적인 도구로만 본 것이 아니라, 자신과 닮은 사람들로 본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이들에게 새로운 이름을 붙여주고, 당당히 무대에 설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하지만 상류층으로부터 비웃음을 샀고, 신문에서는 조롱거리만 모은 전시라며 비난했습니다. 바넘은 이런 시선에 상처받기도 했지만, 더 이상 숨지 않았습니다. 그는 자신이 만든 무대를 통해 더 많은 사람에게 다가가고 싶어 하며 새로운 시도도 합니다. 이 장면들에서 느낄 수 있었던 건, 바넘의 도전이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선택은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그는 누군가에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을 만들고 싶었고, 그것이 관객에게는 놀라움으로, 무대 위 사람들에게는 존재를 인정받는 순간으로 남게 됩니다. 저는 바넘의 도전이 결과가 성공이냐 실패냐보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자신과 싸우고, 세상의 기준에 맞서며 스스로 무대에 올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고 느꼈습니다.

2. 차별을 안고 무대에 오른 이들의 이야기

 바넘의 무대에 오른 사람들은 모두 한 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세상의 기준에서 벗어난 모습 때문에 평범하게 살아갈 기회조차 박탈당한 이들이었다는 점입니다. 누군가는 키가 작다는 이유로, 누군가는 얼굴이 다르다는 이유로, 또 누군가는 수염이 난 여성이라는 이유로 가족에게도 외면당했고, 사회 속에서는 존재조차 숨겨져야 할 사람으로 취급받았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이 익숙하지 않았고, 누군가의 시선을 마주 보는 일조차 두려워했습니다. 이런 사람들을 바넘은 무대로 끌어올렸습니다. 그가 처음 이들을 만났을 때, 대부분은 고개를 숙이고 있었습니다. 얼굴을 감추고,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어릴 적부터 받아온 차별이 너무도 뿌리 깊었고, 자신이 주목받는다는 상황 자체가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바넘은 이들의 특성을 숨기지 않았고, 오히려 그 다름이 무대 위에서 특별한 힘이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 말이 처음엔 낯설었지만, 점차 그들 안에서 변화를 만들어내기 시작했습니다. 그중 수염 난 여인 레티가 처음 무대에 섰을 때의 장면이 인상 깊었습니다. 떨리는 목소리로 노래를 시작했지만, 관객의 박수와 환호가 이어지자 그녀의 눈빛이 달라졌습니다. 누군가 앞에서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경험은 그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일이었지만, 그 경험이 반복되면서 그들의 몸과 말투, 표정까지 바뀌기 시작합니다. 무대 위에서 관객과 마주 보며 춤을 추는 장면은 단순한 쇼의 장면이 아니라, 존재를 회복하는 순간처럼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이 변화가 한 번에 완성되진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예전처럼 도망치지 않습니다. 오히려 서로를 붙잡고 다시 무대에 서며 말합니다. '이게 바로 나고, 나는 여기에 있을 자격이 있어.' 하며  'This Is Me'라는 곡이 울려 퍼지는 장면은 이들의 이야기 전체를 요약하는 메시지였고, 다름 때문에 외면당했던 사람들이 더는 숨어 살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저는 이 장면을 보며 단순히 감동을 넘어서, 우리가 사회에서 무엇을 기준으로 사람을 판단해 왔는지를 돌아보게 됐습니다. 이 영화는 말로 차별을 설명하지 않고, 대신 한 사람 한 사람의 눈빛과 행동, 무대에서의 변화로 그것을 보여줍니다. 그렇게 관객은 자연스럽게 그들의 입장이 되어 그들을 바라보게 되며 어느 순간 깨닫게 됩니다. 이 영화가 보여주고 있는 무대란, 그들에게만 필요한 공간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자신을 드러낼 수 있어야 하는 세상의 축소판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3. 기회는 무대 위에서 만들어졌다

 바넘이 만든 무대는 단순히 보여주는 공간 그 이상이었습니다. 그것은 세상이 받아주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존재할 수 있는 기회,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준 곳이었습니다. 수많은 무대 중에서도 이곳이 특별했던 이유는, 사람들이 그동안 숨어야 했던 모습을 오히려 당당히 드러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누구도 관심 갖지 않았고, 어쩌면 스스로도 인정하지 못했던 모습들이 그 자체로 빛나는 순간이 된 곳, 그게 바로 이 무대였습니다. 깨달음, 그리고 관객들의 시선에서 이상한 사람이 아닌 한 사람으로 받아들여졌다는 경험이었습니다. 특히 레티, 오엄, 톰 같은 조연 캐릭터들이 점점 자신감 있게 무대에 서고, 서로를 하나의 팀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은 단순히 공연이 아니라 삶의 방향을 바꿔놓는 변화처럼 보였습니다. 바넘에게도 이 무대는 커다란 전환점이었습니다. 그는 처음엔 인정받고 싶은 욕구와 가난을 벗어나려는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공연이 성공할수록 더 큰 무대를 꿈꾸게 됩니다. 오페라 가수 제니 린드를 영입해 상류층에게 다가가려 하고, 그 과정에서 기존 멤버들을 뒷전으로 밀어놓습니다. 이 시점에서 그는 기회가 단지 자신만을 위한 것처럼 착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것을 잃었을 때 그가 다시 붙잡게 된 건 처음 함께했던 사람들, 그 무대였습니다. 이후 바넘은 가장 중요한 것을 깨닫습니다. 무대를 빛나게 만드는 건 화려한 무대장치도, 유명한 출연자도 아니라, 그 안에 서 있는 사람들의 진심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는 처음으로 중심에서 물러나 공연을 팀에게 맡기고, 자신은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는 삶을 선택합니다. 그 순간 바넘은 관객이 아니라 자신에게 박수를 보내는 삶을 선택한 것이라고 느껴졌습니다. 무대는 누군가에게는 단순한 일터일 수 있지만, 이 영화 속 무대는 상징적인 공간이었습니다. 그것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증명할 수 있는 장소였고, 그동안 세상에 외면당했던 사람들이 마침내 자신을 드러내고 살아갈 수 있는 두 번째 인생의 출발점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기회를 누군가가 준 것이 아니라, 이들이 스스로 만들어냈다는 점이 이 영화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라고 생각합니다. 바넘의 선택 역시 그런 맥락에서 중요합니다. 처음에는 자신이 쇼를 이끌었지만, 결국 그가 물러남으로써 진짜 쇼가 시작되었다는 사실. 무대란 결국, 누가 빛나느냐가 아니라, 누가 서로를 비춰주느냐의 문제라는 걸 보여준 장면이었습니다.

느낀 점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오래 남은 건 무대 위에 있는 인물들이 아니라, 그들을 바라보는 관객의 눈빛이었습니다. 누군가는 처음엔 조롱했고, 누군가는 호기심을 품었지만, 공연이 끝날 무렵에는 박수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 변화가 영화 속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니라 현실에서도 가능하다는 걸 보여준 것 같아 인상 깊었습니다. 쇼의 완성도보다도 더 감동적이었던 건, 그 안에 담긴 태도였습니다. '다르다'는 이유로 오랫동안 숨어 지낸 사람들이, 무대 위에서 목소리를 내고 당당해질 수 있었던 건 누군가 그 자리를 만들어줬기 때문이 아니라, 서로를 믿고 끝까지 함께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과정이 감정적으로도 설득력 있게 다가왔고, 단순히 희망적인 메시지가 아니라 실제로 따라 해보고 싶은 방식이었습니다. '위대한 쇼맨'은 보는 내내 마음을 들뜨게 하지만, 끝나고 나서 남는 건 단지 흥겨움이 아니라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에 대한 조용한 질문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질문이 쉽게 잊히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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