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필 프리티'의 주인공 르네는 외모에 대한 열등감을 가진 채 살아가던 평범한 여성입니다. 사회가 정해 놓은 '예쁨'의 기준 안에서 자신은 늘 한참 모자라다고 느꼈고, 그 생각은 행동 하나하나에까지 영향을 주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르네는 사고를 겪은 후, 스스로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믿기 시작합니다. 실제 외모는 그대로였지만, 자신을 대하는 태도는 전혀 달라졌습니다. 그 변화는 단순한 착각이 아니라, 자존감이 만들어낸 힘이었습니다. '아이 필 프리티'는 그 과정을 유쾌하게 풀어가며, 결국 진짜 중요한 건 타인의 시선이 아니라 내가 나를 어떻게 바라보느냐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이 글에서는 자존감, 자기 수용, 관점의 변화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르네의 변화가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자존감, 스스로를 대하는 방식이 삶을 바꾼다
영화를 보면서 가장 먼저 느껴졌던 건, 주인공 르네가 처음부터 자신을 예쁘지 않다고 확신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외모가 사회가 요구하는 예쁜 여자의 기준에 맞지 않는다고 느끼고 있었고, 그래서 자신감도 없고, 하고 싶은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옷을 고를 때마다 숨듯이 구석으로 들어가고,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면서도 주변 시선이 신경 쓰여 몸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합니다. 친구들과 있을 때도 스스로를 작게 만들고, 남자와 대화할 때는 더더욱 위축됩니다. 하지만 그녀가 헬스장에서 사고로 머리를 세게 부딪힌 후, 갑자기 자신을 완전히 예뻐졌다고 믿게 되는 순간부터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실제로는 아무 변화도 없었는데, 그녀는 거울을 보며 "이렇게 예쁜 사람은 본 적이 없어"라고 말합니다. 여기서부터 르네는 세상을 대하는 태도 자체가 바뀝니다. 같은 옷을 입고도 당당해졌고,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 자신 있게 말하고, 자신의 의견을 분명하게 표현합니다. 예전 같으면 절대 하지 못했을 말과 행동을 스스로 해내는 걸 보면서, 저는 '사람을 바꾸는 건 외모가 아니라 마음의 자세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장면은 회사 회의에서 르네가 발표를 자원하는 장면이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분명 뒤로 물러났을 그녀가,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자신의 경험을 예로 들며 진지하게 설명합니다. 말투와 표정이 달라졌고, 듣는 사람들의 반응도 바뀝니다. 자존감 하나로 이렇게까지 다른 인물이 될 수 있다는 게 신기했고, 실제로도 가능한 일이라는 걸 느꼈습니다. 저도 어떤 자리에 있을 때 괜히 작아지는 느낌이 들 때가 많은데, 르네를 보며 '그냥 내가 나를 믿어보는 것'만으로도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르네가 변했다고 느낀 건 외모가 아니라 행동이었고, 행동의 시작은 자존감에서 비롯됐다는 걸 이 영화는 반복적으로 보여줍니다. 처음에는 재미있는 설정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보다 보니 그 메시지가 꽤 진지하고 현실적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 변화는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것도 아니고, 주변에서 누가 알려준 것도 아니었습니다. 스스로 자기를 믿기 시작한 그 마음 하나가 그녀의 삶 전체를 움직이기 시작한 겁니다.
2.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는 연습
르네는 사고를 계기로 자신이 외모까지 완전히 달라졌다고 믿게 됩니다. 실제로는 아무 변화가 없지만, 그 착각이 그녀의 자존감을 급격히 끌어올려 삶을 당당하게 살아가게 만듭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르네는 자신이 외모로 얻은 자신감을 조금씩 남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사용하기 시작합니다. 예전의 그녀는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움츠러들었지만, 이제는 자신보다 평범하다고 느껴지는 사람들을 아래로 보기 시작합니다. 그중에는 그녀가 예전부터 함께했던 소중한 친구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장면은, 르네가 외모에 자신감을 얻은 후 이전 친구들을 소홀히 대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함께 웃고 고민을 나눴던 친구들에게 조언이랍시고 일방적인 말을 하거나, 약속을 쉽게 잊어버리는 모습은 조금 안타깝게 느껴졌습니다. 스스로를 사랑하게 된 건 좋은 일이지만, 그 사랑이 다른 사람을 대하는 태도까지 바꿔버린다면 그것은 진짜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느꼈습니다. 르네는 외모가 바뀌지 않았음에도 자신을 아름답다고 믿게 되면서 삶의 태도를 바꿨지만, 그 변화는 처음에는 긍정적이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중심을 잃기 시작합니다. 자존감이 커진 만큼 주변을 살피는 여유가 부족해지고, 결국 소중했던 인간관계마저 위태로워집니다. 영화 후반부에서 르네는 다시 머리를 부딪힌 후 자신이 원래 모습으로 돌아왔다고 느끼고 충격에 빠집니다. 처음에는 두려워하고 좌절하지만, 이번에는 조금 다릅니다. 그녀는 예전의 자신을 온전히 부정하지 않고, 이전보다 더 성숙하게 자신을 바라보려는 시도를 시작합니다. 그녀는 단지 예뻐 보이기 위해 애쓰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모습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기로 결심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마음먹는 순간부터, 오히려 그녀는 처음보다 더 단단해지고, 누군가에게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으로 성장해 나갑니다. 르네는 이 과정을 통해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르네의 과정을 따라가다 보니, 저 역시 외적인 모습뿐 아니라 스스로를 바라보는 방식에 많은 영향을 받아 살아왔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인정하고, 나만의 속도로 나를 받아들이는 연습을 해나가는 것, 그게 진짜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3. 관점의 변화는 현실을 바꾼다
영화에서 르네의 외모는 전혀 변하지 않았지만, 그녀는 자신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믿기 시작합니다. 주변 사람들은 똑같은 모습을 보고 있음에도 르네는 자신이 세상에서 제일 예쁜 사람이라고 느끼고, 그 감정은 그녀의 말투, 표정, 행동에 모두 드러납니다. 그 변화는 단순히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을 넘어, 스스로가 살아가는 방식을 완전히 바꾸게 만듭니다. 처음에는 자기 착각이라고만 생각했던 변화가, 점점 현실에서도 진짜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그녀가 클럽에서 댄스 대회에 나가 춤을 추는 장면에서는, 정말로 주변의 시선이 그녀를 다르게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람들은 그 행동 자체에 끌렸고, 르네가 나 자신을 믿는 사람처럼 보였기 때문에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것입니다.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외적인 모습보다도 스스로를 바라보는 시선이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관점이 바뀌면 같은 상황에서도 다른 선택을 하게 되고, 그 선택들이 쌓여 결국 현실까지 바꿉니다. 르네는 그 전과 똑같은 회사, 똑같은 동료들과 함께하지만, 이제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더는 움츠러들지 않고, 본인의 경험을 자산처럼 꺼내어 사람들에게 어필하며 자신의 외모나 조건이 아니라, 자신을 믿는 태도와 관점이 삶을 이끌어가는 가장 큰 힘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결국 르네는 더 이상 예쁘게 보여야 한다는 생각에 얽매이지 않고, 지금의 자신으로도 충분하다는 확신을 갖게 됩니다. 그 확신은 다시 행동으로 이어지고, 그녀는 자신의 아이디어로 회사를 움직이며 진짜 변화를 만들어냅니다. 관점의 변화가 일으킨 결과는 마법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은 자기 자신을 믿고 살아가는 사람에게 생기는 당연한 변화였다고 생각합니다. 이 장면들을 보며 저도 문득 나는 요즘 어떤 눈으로 나 자신을 바라보고 있나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변화는 거창한 계기 없이도 시작될 수 있으며, 지금의 나를 믿는 것만으로도 현실은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이 영화는 조용하지만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느낀 점
'아이 필 프리티'를 보며 가장 오래 남았던 건 변화의 방식이었습니다. 르네는 외모가 바뀌지 않았음에도 삶의 태도를 바꿨고, 그 변화는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일, 말투, 심지어 걸음걸이까지 영향을 주었습니다. 저는 평소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그게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인지는 잘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그 시작이 아주 작고 사소한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걸 보여줬습니다. 르네가 처음 자신을 예쁘다고 믿었을 때, 그 믿음은 다른 누구도 아닌 본인이 먼저 만든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믿음이 쌓이면서 실제로 주변 사람들도 그녀를 다르게 보기 시작합니다. 저는 그 과정을 보면서, 나를 믿는다는 건 거창한 결심이 아니라 그냥 한 번쯤은 내가 괜찮은 사람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보는 일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변화는 멀리 있지 않았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 저 역시도 괜히 스스로를 깎아내렸던 순간들이 떠올랐습니다. 괜찮다고 말해줄 사람이 필요했는데, 사실은 그 말을 제일 먼저 해줘야 할 사람이 나 자신이었다는 걸 이 영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습니다. 자존감이 흔들릴 때, 혹은 나 자신을 너무 작게 느낄 때, 이 영화를 한 번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가볍지만 오래 남는 위로가 있는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