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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호텔 닫힌 마음이 열리는 순간 벽, 세상, 변화

by warmypick 2025. 4. 17.

영화 '몬스터 호텔'의 포스터 사진
영화 '몬스터 호텔'의 포스터

 '몬스터 호텔'은 겉으로 보기엔 귀엽고 웃긴 괴물들이 등장하는 가벼운 애니메이션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영화를 보고 나면, 그 안에는 부모와 자녀 사이의 거리, 타인에 대한 편견, 그리고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담겨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주인공 드라큘라는 딸 마비스를 지키기 위해 인간들과의 접촉을 막고 성 안에만 가두려 하지만, 마비스는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고 싶어 합니다. 저는 이 영화가 단순한 코미디를 넘어, 세대 간의 생각 차이와 부모의 걱정, 아이의 성장 욕구를 모두 녹여낸 가족 중심 이야기라고 느꼈습니다. 특히 몬스터와 인간이라는 설정이, 실제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낯섦과 오해를 상징하는 듯해 더욱 공감되었습니다.

1. 딸을 지키려는 마음이 오히려 벽이 되어버린 드라큘라의 선택

 드라큘라는 딸 마비스를 누구보다 사랑합니다. 그는 가족을 잃었던 과거의 경험 때문에, 마비스만큼은 절대 위험한 세상에 내보내지 않겠다고 다짐합니다. 그래서 직접 성을 짓고, 오직 몬스터들만 드나드는 호텔을 만들어 외부와의 모든 접촉을 차단하고 벽을 칩니다. 이곳은 겉으로 보기엔 자유롭고 활기차 보이지만, 실제로는 드라큘라가 설계한 안전한 울타리 안에 불과했습니다. 마비스는 어려서부터 한 번도 인간 세상을 경험하지 못했고, 드라큘라는 그런 딸이 자신이 겪은 고통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온 힘을 다해 막아섭니다. 하지만 마비스가 자라면서 세상에 대한 궁금증은 자연스럽게 커집니다. 성의 문 밖이 어떤지 알고 싶어 하는 마비스에게 드라큘라는 거짓된 마을을 꾸며 일부러 나쁜 경험을 심어주기도 합니다. 저는 이 장면이 특히 기억에 남았는데 그 이유는 그가 잘못된 행동을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결국 그 바탕에 있는 건 '딸이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간절함이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드라큘라는 마비스의 자유를 제한하면서 동시에 자신 역시 변화하지 못한 채 과거에 머무르고 있었습니다. 그는 인간과의 접촉을 모두 위험하다고 단정 짓고, 세상은 여전히 무섭고 잔인하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런 모습이 실제 부모들이 자녀를 대할 때 겪는 현실적인 감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꼈습니다. 아이가 다칠까 봐 걱정되고, 경험하지 않아도 되는 아픔은 막아주고 싶고, 그래서 때로는 아이보다 부모가 더 겁을 내는 모습 말입니다. 마비스가 점점 더 자신만의 생각을 가지려 하자, 드라큘라는 더 단단한 벽을 세우려 합니다. 조니라는 인간 소년이 등장하면서 그 갈등은 더욱 커집니다. 드라큘라는 조니의 정체를 숨기기 위해 거짓말까지 하고, 결국 모든 통제를 시도합니다. 저는 이 지점에서 드라큘라가 처음 가졌던 지켜야 한다는 마음이, 이제는 마비스를 묶어두려는 마음으로 바뀌고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사랑이 깊을수록 두려움도 커진다는 걸 이 캐릭터는 잘 보여주었습니다. 부모가 자식을 향한 사랑이 때론 부담이 되고, 자유를 제한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이 영화는 솔직하게 보여줍니다. 드라큘라는 결국 자신의 방식이 틀릴 수 있다는 걸 인정하게 되지만, 그 과정은 결코 가볍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영화가 단순한 가족 코미디가 아니라, 진짜 부모 자식 사이의 거리에 대해 고민하게 만드는 이야기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2. 낯선 존재였던 조니가 마비스의 세상을 넓혀준 순간들

 마비스는 평생 성 안에서만 자란 아이였습니다. 인간 세상은 위험하다는 아버지의 말만 듣고 자랐고, 자신도 그 말이 옳다고 믿으려 애썼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점점 알지 못하는 세상에 대한 궁금증이 커졌고, 그 마음은 점점 억눌린 채 쌓여갔습니다. 그런 마비스 앞에 갑자기 나타난 존재가 바로 인간 소년 조니였습니다. 조니는 성에 들어온 첫 번째 인간이자, 마비스가 직접 만나 본 첫 인간이었습니다. 저는 이 만남이 단순히 사건의 시작이 아니라, 마비스가 자신만의 세계를 처음으로 확장해 보는 계기처럼 느껴졌습니다. 처음에 마비스는 조니를 낯설어했습니다. 조니가 아무렇지도 않게 성 안을 돌아다니고, 몬스터들을 보고도 전혀 겁내지 않는 모습은 마비스에게도 처음 보는 태도였습니다. 인간은 무섭고 나쁘다고만 들었는데, 조니는 유쾌하고 다정했고, 무엇보다 그녀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주었습니다. 마비스는 처음으로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말할 수 있었고, 그런 순간들이 쌓이면서 두 사람 사이엔 자연스럽게 신뢰가 생겼습니다. 조니도 마비스를 단지 드라큘라의 딸로 보지 않고, 마비스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것을 궁금해하는지에 관심을 가졌고, 함께 성 안을 모험하듯 다니며 마비스가 놓쳤던 것들을 하나씩 보여줍니다. 저는 이 장면들이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마비스가 조니와 함께 웃고, 춤추고, 자기 생각을 말할 때, 비로소 한 사람으로서의 모습이 또렷해졌기 때문입니다. 드라큘라의 딸이라는 역할에서 벗어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기 시작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마비스는 조니를 통해 세상을 무서워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배웁니다. 물론 세상엔 위험도 있지만, 좋은 사람도 있고, 새로움을 받아들이는 것도 가치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리고 그 경험이 마비스 안의 두려움을 조금씩 밀어내기 시작합니다. 저는 이 변화가 너무 갑작스럽지도 않고, 자연스럽게 흘러간다는 점에서 더 좋았습니다. 마비스는 조니 덕분에 세상을 보고 싶은 곳으로 인식하게 되었고, 조니는 마비스에게 어떤 강요도 없이 곁에 머물며 함께 자라는 관계를 만들어갔습니다. 이 둘의 관계는 단순한 로맨스가 아니라, 서로를 존중하고 지지해 주는 성장의 여정으로 느껴졌습니다. 조니가 마비스에게 해준 가장 큰 일은 다르게 생각해도 괜찮다는 것을 알려준 것입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우리가 누군가를 진심으로 좋아한다는 건, 그 사람이 자기 자신으로 있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라는 것을 다시 느끼게 됐습니다. 마비스와 조니는 그렇게 서로의 세상을 넓혀주며, 각자의 길을 찾아가기 시작했습니다.

3. 편견을 넘어서 서로를 받아들이기까지, 드라큘라의 진짜 변화

 조니가 인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드라큘라는 크게 흔들립니다. 그는 오랜 세월 인간을 위험한 존재로만 여겨왔고, 자신의 가족을 지키기 위해 그들과 거리를 둬야 한다고 굳게 믿고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조니가 마비스와 가까워지는 모습은 드라큘라에게 큰 위협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그는 조니를 몰래 쫓아낼 계획을 세우고, 거짓말로 마비스에게 조니가 떠난 이유를 숨깁니다. 저는 이 장면을 보며 드라큘라가 여전히 두려움에 지배받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세상이 바뀌었어도, 그의 마음속엔 여전히 과거의 상처가 자리를 잡고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마비스의 반응은 드라큘라의 생각과 달랐습니다. 그녀는 조니가 떠난 이후 눈에 띄게 달라졌고, 평소처럼 밝게 웃지도, 말도 잘하지 않았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드라큘라는 처음으로 자신이 놓치고 있던 것을 깨닫습니다. 조니가 단지 낯선 인간이 아니라, 마비스에게는 진심으로 소중한 존재였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리고 그는 조니를 다시 찾기 위해 스스로 호텔을 떠납니다. 저는 이 장면이 단순한 반전이 아니라, 드라큘라라는 인물이 처음으로 두려움이 아닌 이해를 선택한 순간이라고 느꼈습니다. 드라큘라는 조니를 찾아가 사과하고, 처음으로 진심을 전합니다. 그는 조니가 몬스터들과 마비스를 가볍게 생각하지 않았다는 걸 이제는 믿게 되었고, 자신의 판단이 항상 옳지만은 않았다는 것도 받아들입니다. 조니가 다시 호텔로 돌아오고, 마비스와 재회하는 장면은 단순한 해피엔딩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그것은 마비스와 조니가 이어졌기 때문만이 아니라, 드라큘라가 두 사람을 받아들이며 마음을 연 결과였기 때문입니다. 이전까지는 '내가 지켜야 하는 딸'로만 마비스를 대했던 그가, 이제는 스스로의 선택을 할 수 있는 존재로 마주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변화가 느껴졌습니다. 또한 호텔의 분위기 자체도 달라집니다. 인간을 철저히 차단하던 공간이, 조니를 계기로 조금씩 문을 열고, 더 많은 가능성을 품을 수 있는 곳으로 바뀝니다. 저는 이 흐름이 영화 전체가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와 닿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외모나 출신, 종족의 차이보다 중요한 것은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려는 태도이며, 그러한 태도가 결국 관계를 변화시키고 세상까지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느낀 점

 '몬스터 호텔'을 다 보고 난 뒤, 가장 마음에 남았던 것은 드라큘라가 처음으로 마비스의 선택을 인정했다는 점입니다. 그는 끝까지 조니를 밀어내려 했지만, 마비스가 조니를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는지를 보고 난 후에야 생각을 바꾸었습니다. 저는 그 변화가 단순히 딸을 위한 결정이 아니라, 드라큘라가 자신 안의 오래된 두려움을 스스로 이겨냈다는 것을 보여준 장면이라고 느꼈습니다. 조니가 다시 호텔로 돌아왔을 때 마비스가 지은 웃음을 보며, 누군가의 행복을 위해 한 발 물러선다는 것이 얼마나 큰 용기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이 영화는 부모와 자식, 낯선 사람과의 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받아들이려는 마음이라는 것을 조용하게 보여주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이야기를 단순히 웃긴 애니메이션이 아닌, 사람 사이의 태도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 영화로 기억하게 되었습니다. 또 그 안에는 우리가 놓치기 쉬운 가족 간의 거리와 대화의 중요성이 잘 담겨 있었습니다. 마비스와 조니가 만들어낸 변화도 좋았지만, 드라큘라가 스스로 변하려 했다는 점에서 저는 가장 큰 감동을 느꼈습니다.